성주이씨 문중, 이조년 선생 영정 移摹本 경상대 문천각에 위탁
이조년은 시조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로 유명한 고려시대 정치가·문학자
“고려말 관복 고증에 좋은 역사자료”
|
경상대학교 도서관(관장 황의열·한문학과)은 지난 2월 3일 성주이씨 경무공파 종친회(회장 이병룡)로부터 이조년의 영정 관리를 위탁받았다고 밝혔다.
이조년(李兆年, 1269~1343)은 고려 충렬왕 때의 정치가이자 문학가로, 자는 원로(元老), 호는 매운당(梅雲堂), 시호는 문열(文烈), 본관은 성주이다. 시문에 뛰어났으며, 오늘날 애송되는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로 시작하는 시조를 지은 인물이기도 하다.
이번에 위탁받은 영정은 이조년의 이모본(移摹本) 영정이다. 이모본이란 원본을 다시 옮겨 그린 그림이다. 현재 이모본 영정은 2점이 전해 오는데 그 중 한 점(경북도유형문화재 제245호)은 지난해 9월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위탁되었고, 또 한 점은 이번에 경상대학교 도서관에 위탁된 것이다.
이 이모본에서 흥미로운 점은 왼손이 매우 어색하게 들려 있다는 것이다. 그 연유는 다음과 같다. 이조년의 후손 이문건과 성주목사 노경린은 1559년 이조년을 배향하기 위해 ‘영봉서원’을 건립하였다. 그러나 이조년의 초상화를 본 율곡 이이 등 유학자들이 이조년의 영정에 염주가 손에 들려진 장면을 보고는 “호불(好佛)한 인물을 후학의 모범으로 삼을 수 없다”며 서원 배향에 반대해 무산되고 말았다. 이로 인해 1825년경 영정을 다시 그리면서 원본에 그려져 있던 염주가 삭제된 것이다.
조선시대에 그려진 대부분의 이모본은 영정을 똑같이 옮겨 그렸지만, 이번에 위탁받은 이조년 영정은 이모본이라기 보다 개모본(改摹本)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 그림은 고려 말 관복 고증에 좋은 역사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병룡 종친회 회장은 “문중에 많은 영정들이 전해 왔는데 모두 도난 맞았다. 나머지 한 점이라도 길이 보존하기 위해 경상대학교 도서관에 관리를 위탁하게 되었다”고 위탁 경위를 설명하였다.
황의열 도서관장은 “이번 위탁을 계기로 더욱 많은 우리 지역 문화재들이 우리 도서관에 위탁되어, 경남고문헌도서관 건립의 내실을 다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 성주이씨 경무공파 종친회는 문중의 이조년 선생의 영정 이모본을 2월 3일 경상대학교 문천각에 관리를 위탁했다.
• 내용 문의 : 도서관 문천각 이정희 사서 751-516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