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 유학자, 조식의 역사적 평가는?
"조선왕조실록에 보이는 남명 조식" 출간
남명 조식선생의 학문 그리고 후대인들의 평가에 대한 "조선 왕조실록"의 기록은 어떨까.
정사(正史)에 기록된 남명선생의 진면목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책이 출간됐다.
경상대학교 한문학과 최석기 교수가 "조선왕조실록에 보이는 남명 조식"2권을 최근 출간했다.
이 책은 남명학 연구소 "남명학 교양총서" 13권 14권째로 조선왕조실록및 승정원 일기 등에 나타나는 남명조식 선생 기사를 뽑아 유형별로 정리하고 번역한 것이다.
남명 선생의 인물이나 학문에 대한 후인들의 평, 관직을 추증해 달라는 요청, 시호를 내려달라는 요청, 남명선생을 위한 서원 건립및 사액 요청, 성균관 대성전에 선생을 배향해 달라는 요청 등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
구체적으로 1권은 조선왕조실록에 수록된 남명 조식 선생 관련 기사 가운데 선생의 졸년인 1572년까지의 기록들을 연월일 순으로 정리하고 있다.
"경상도 관찰사 이몽량이 조식을 천거하다"이조에서 조식 등을 사용할 것을 건의하다"조식을 전생서 주부에 제수하다"조식을 사도시 주부에 제수하다"조식을 예빈시 주부에 제수하다"조식 등이 유일로서 6품직을 제수받다"조식을 단성현감으로 삼다"단성현감 조식이 상소하다"조식의 상소에 대한 조정의 논의"성균관 생원 안사준 등 5백여 명이 상소하다"등 50개의 기사가 실려있다.
2권에는 조선왕조실록 및 승정원 일기에 수록된 남명 조식 선생 관련 기사 가운데 선생의 졸년인 1572년 이후 기록을 뽑아 정리하고, 뒤에 이수광의 "지봉유설"에 실린 조식관련 기사를 뽑아 싣고 있다.
"조식의 인물 및 학문에 대한 평"우리나라는 서리 때문에 망할 것이다"조식을 위한 추증 및 사시 요청"조식을 위한 서원 건립 및 사액 요청"조식을 문묘에 배향하자는 의논"조식의 문인들에 관한 기사"등이 실려 있다.
이 책에는 남명 선생이 돌아가시고 난 뒤에 후학들이 선생을 현창하기 위해 노력한 여러가지 일들이 기록돼 있다. 1883년까지 선생을 문묘에 종사해 달라는 사림의 요청이 중단되지 않고 끊임없이 이어져 44회나 상고를 올렸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얼마나 다행인가 우리 남명이/동국에 태어난 것이/깨끗하고 맑은 성품에/우뚝하고 우뚝한 기상/빼어나고 특이한 자질에/홀로 터득한 탁월한 견해/밤낮으로 쉬지 않고 공부한 것/사서와 육경의 경전공부였지"
이 글은 정조가 남명을 위해 내린 제문이다.
최석기 교수는 학자 군주인 정조가 남명의 학문 정신을 이처럼 높이 평가했는데도 문묘에 종사되지 못한 것은 그 시대 권력을 가진자들의 공명정대한 마음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우리 역사의 불행이요 수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교수는 "정조같은 학자 군주도 남명 선생을 이렇게 평했는데, 왜 문묘에는 종사하지 못한 것일까. 역사의 아이러니일까. 아니다 임금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재야에서 정의를 부르짖는 사람을 경시하고 미워한다. 바른말 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실제로 그렇게 많지 않다. 그래서 외로운 법이다. 남명 선생이 문묘에 종사되지 못한 것은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이 싫어하는 인물형이었기 때문이다. 선생이 지금 세상에 살아도 마찬가지 였을 것"이라면서 당대 권력가진 자들을 비판하고 있다. 오늘날 남명같은 선비가 필요하다는 저자의 간절한 바람이 이 책에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경인 문화사/각권 9500원) |